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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이 생기는 이유 — 지축의 기울기

여름이 더운 것은 태양에 가까워서가 아닙니다. 기울어진 지축이 햇빛의 각도와 낮의 길이를 바꾸는 과정을 정리했습니다.

📚 생활 속 과학 · 3/10· ⏱ 읽는 데 약 5분 ·정보 업데이트 2026-10-03

📋 기본 정보

원인
자전축이 공전면에 대해 약 23.4도 기울어 있다
거리
지구는 1월 초에 태양과 가장 가깝다
서울 한낮 해 높이
하지 약 76도, 동지 약 29도
낮의 길이
서울 기준 하지 약 14시간 45분, 동지 약 9시간 35분
시차
가장 더운 때는 하지보다 한 달쯤 늦다

거리 때문이 아니다

여름이 더운 이유를 물으면 지구가 태양에 가까워져서라는 답이 자주 나옵니다. 하지만 지구가 태양에 가장 가까워지는 때는 1월 초이고, 가장 멀어지는 때는 7월 초입니다. 가까울 때 약 1억 4,700만 킬로미터, 멀 때 약 1억 5,200만 킬로미터로, 차이는 3퍼센트 남짓에 불과합니다. 무엇보다 거리가 원인이라면 북반구와 남반구가 같은 때에 여름이어야 하는데, 실제로는 한국이 한겨울일 때 호주는 한여름입니다. 계절을 만드는 진짜 원인은 거리가 아니라 지구 자전축의 기울기입니다.

지축은 약 23.4도 기울어 있다

지구는 하루에 한 번 자전하고 1년에 한 번 태양을 공전하는데, 자전축이 공전 궤도면에 수직이 아니라 약 23.4도 기울어 있습니다. 중요한 점은 이 축이 공전하는 동안 우주 공간에서 거의 같은 방향을 계속 가리킨다는 것입니다. 북쪽 끝은 1년 내내 북극성 근처를 향합니다. 그래서 궤도의 한쪽에서는 북반구가 태양 쪽으로 기울고, 반년 뒤 반대쪽에서는 남반구가 태양 쪽으로 기웁니다. 북반구가 태양 쪽으로 기운 시기가 북반구의 여름이고, 그때 남반구는 겨울입니다.

햇빛의 각도가 열의 양을 바꾼다

손전등을 바닥에 수직으로 비추면 좁고 밝은 원이 생기고, 비스듬히 비추면 같은 빛이 넓게 퍼져 흐려집니다. 햇빛도 마찬가지입니다. 해가 높이 뜨면 같은 면적에 더 많은 에너지가 쏟아지고, 해가 낮으면 같은 에너지가 넓은 면적에 퍼집니다. 또 해가 낮을수록 빛이 공기층을 길게 지나며 약해집니다. 서울은 북위 약 37.5도에 있어서 한낮의 해 높이가 하지에는 약 76도까지 올라가지만 동지에는 약 29도에 그칩니다. 같은 정오라도 여름과 겨울의 햇빛은 세기가 전혀 다릅니다.

낮의 길이도 달라진다

기울기는 낮의 길이도 바꿉니다. 북반구가 태양 쪽으로 기울면 하루 중 햇빛을 받는 시간이 길어지고, 반대일 때는 짧아집니다. 서울에서는 하지 무렵 낮이 약 14시간 45분, 동지 무렵에는 약 9시간 35분으로 다섯 시간 넘게 차이가 납니다. 햇빛이 세고 오래 비추니 여름에는 땅과 공기가 받는 열이 많고, 약하고 짧게 비추는 겨울에는 적습니다. 위도가 높을수록 이 차이가 커서, 북위 약 66.6도 이북의 북극권에서는 여름에 해가 지지 않는 날과 겨울에 해가 뜨지 않는 날이 생깁니다. 반대로 적도 근처는 1년 내내 낮과 밤이 거의 12시간씩이라 사계절의 차이가 작습니다.

하지·동지·춘분·추분

해마다 날짜가 하루 정도 달라질 수 있지만 대략의 시기는 정해져 있습니다. 하지는 북반구에서 해가 가장 높이 뜨고 낮이 가장 긴 날, 동지는 그 반대입니다. 춘분과 추분에는 해가 정동쪽에서 떠서 정서쪽으로 지고, 지구 어디서나 낮과 밤의 길이가 거의 같아집니다. 남반구에서는 하지와 동지의 계절이 서로 바뀝니다.

  • 춘분: 3월 20일 무렵
  • 하지: 6월 21일 무렵
  • 추분: 9월 23일 무렵
  • 동지: 12월 22일 무렵

가장 더운 날이 하지가 아닌 이유

햇빛을 가장 많이 받는 날은 하지인데, 한국에서 가장 더운 때는 7월 말에서 8월 초입니다. 가장 추운 때도 동지가 아니라 1월입니다. 이렇게 한 달 이상 늦어지는 것은 땅과 바다가 열을 저장하기 때문입니다. 하지가 지나도 한동안은 낮에 받는 열이 밤에 잃는 열보다 많아 열이 계속 쌓이고, 받는 열과 잃는 열이 같아지는 때가 지나서야 기온이 내려가기 시작합니다. 특히 바다는 데워지고 식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려서, 바다에 가까운 지역일수록 이 늦어짐이 더 큽니다.

흔한 오해

계절에 관한 오해는 대부분 위치 관계를 머릿속에 정확히 그리지 못해서 생깁니다. 공 하나와 손전등을 들고 공의 축을 한쪽으로 기울인 채 손전등 둘레를 돌려 보면, 축의 방향이 그대로인데도 빛을 많이 받는 쪽이 바뀌는 것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 여름에는 태양과 가까워서 덥다: 1월 초가 가장 가깝다
  • 지축이 1년에 걸쳐 흔들리며 계절이 생긴다: 축의 방향은 거의 그대로다
  • 하지가 가장 덥다: 땅과 바다가 열을 쌓는 시간이 필요하다

생활에서 쓰는 법과 주의

해의 높이가 계절마다 다르다는 사실은 생활 곳곳에 쓰입니다. 남향집의 처마나 차양은 높이 뜬 여름 해는 가리고 낮게 뜬 겨울 해는 방 안 깊숙이 들어오게 합니다. 겨울에 그림자가 길고 여름에 짧은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자외선도 해가 높은 여름 한낮에 가장 강하므로, 야외 활동이 길다면 기상 당국이 발표하는 자외선 지수를 확인하고 모자와 자외선 차단제를 챙기세요. 계절마다 해 뜨고 지는 시각은 지역에 따라 다르니, 정확한 시각은 천문 관련 공식 기관의 안내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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